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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BON]”드라이 에이징” 어떠세요? 스테이크 주문 방식이 달라졌다

“드라이 에이징” 어떠세요? 스테이크 주문 방식이 달라졌다


 


“포터 하우스 850g을 드라이 에이징 해주세요.” 스테이크 주문 방식이 달라졌다. 과거 경양식집은 우리에게 “칼질”을 가르쳤고, 미국산 패밀리 레스토랑은 웰던, 미디엄, 레어로 취향을 구분했다. 이제, 굽기 전 고기의 숙성 방식부터 따지는 시대가 됐다.


“이사벨 더 부처” “GOO STK 528” “더 반” “엘본 더 테이블” “트윈 크릭스” 등 서울 강남에서 손꼽히는 스테이크 전문식당과 호텔들이 앞다퉈 드라이 에이징(dry agingㆍ건조숙성) 스테이크를 선보이고 있다. 일반 스테이크보다 값이 2,3배 가량 비싸지만 예약을 하지 않으면 자리를 잡기 어려울 정도다. 3년 전 국내에 처음으로 드라이 에이징을 소개한 이사벨 더 부처의 조 데이비드현(36) 대표를 만나 그 맛의 비밀을 들어봤다.


 



 


스테이크 고기 숙성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도축한 후 진공 포장해 수분 증발 기간을 줄이는 ?? 에이징(wet agingㆍ습식 숙성)과 공기 중에 고기를 두고 그대로 말리는 드라이 에이징으로 구분된다. 조 대표는 “고기를 말리면 수분이 줄어들어 수축되고, 육즙은 오히려 농축된다”고 했다. 고기 크기는 줄지만, 그만큼 맛이 응축돼 풍미가 진하고 씹는 맛이 좋다.


가령 드라이 에이징의 대표 메뉴 “포터 하우스”는 가운데 T자 모양의 뼈가 든 티본 스테이크의 한 종류로 한쪽은 등심, 다른 한쪽은 안심이다. 양쪽 모두 속살이 차지고 단단한데, 안심이 좀더 부드럽고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면 등심은 쫄깃하고 육질이 더 느껴진다. 일반 스테이크가 촉촉하게 스며든 육즙이 중시된다면 드라이 에이징 스테이크는 겉은 바삭바삭하고 고소하지만, 속은 쫀득쫀득하고 부드러운 질감이 살아 있는 게 특징이다. 두께도 드라이 에이징 스테이크는 최대 5cm로, 일반 스테이크(3㎝ 안팎)보다 두툼하다.



드라이 에이징은 적정 온도와 습도, 통풍 등 고기 말리는 환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조 대표는 “외국산 쇠고기는 유통 과정에서 냉장 또는 진공 포장돼 들여오기 때문에 제대로 된 드라이 에이징을 할 수 없다”며 “특등급 한우를 구입해 경기 남양주시 팔당에 있는 저장고에서 숙성시킨다”고 했다. 숙성 기간은 계절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통 21~28일 정도. 창고 온도는 섭씨 0~1도, 습도는 70~75%를 유지한다. 조 대표는 “저장고에 들어가면 곰팡내 나는 치즈향과 비슷한 냄새가 난다”고 했다.


조리법은 비교적 단순하다. 그렇다고 쉽다는 얘기는 아니다. 자칫하면 질 좋은 고기를 망칠 수 있어 더 신경을 써야 한다. 기본은 고온으로 달군 고철 판에 고기를 올려 단시간에 구워내는 것. 겉은 바삭하고 거칠게 익히되 속은 촉촉하고 부드럽게 하는 게 핵심이다.


이어지는 조 대표의 비법 공개. “미디엄으로 요리할 때는 센 불에서 3분 정도 익힌 다음 뒤집어서 중간 불에 10분 정도 서서히 익히는 것이 중요해요. 이 때 딱 한 번만 뒤집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육즙이 빠져나가죠. 다 구운 고기는 레스팅(resting)을 시켜 풍미를 더해야 해요. 4분 정도 실온에 그대로 두어 경직돼 있던 근육들이 부드러워지면서 육즙이 골고루 분산된 뒤에 드시는 게 좋습니다.”


드라이 에이징 스테이크는 겉이 연탄처럼 시커멓다. 조 대표는 “처음 드라이 에이징 스테이크를 선보였을 때 사람들이 표면이 검게 탄 걸 보고 질겁하더라”며 웃었다. “물론 탄 건 맞는데, 그게 고기에서 나온 육즙의 얇은 막이 형성된 것이에요. 맛을 보고 나면 전혀 탄 것에 개의치 않게 되죠.”


고기 부위와 양은 손님이 정한다. 부위별로 포터 하우스, 채끝 등심, 등심, 부채살, 안심, 살치살 중 하나를 골라 사람 수에 맞게 양을 주문하면 된다. 문제는 가격이다. 50g당으로 가격이 매겨지지만 최소 주문 단위는 부위별로 200~850g. 포터 하우스가 850g 기준 16만5,000원으로, 보통 200g에 2만 5,000원 정도인 일반 스테이크에 비하면 꽤 비싸다. 대신 데친 시금치를 다져 휘핑크림과 육두구를 섞은 “크림 드 스피니치”, 구운 옥수수를 치즈와 곁들여 오븐에 쪄낸 “그릴드 콘 온더 코브” 등과 곁들여 여럿이서 나눠먹으면 된다.


조 대표는 “꼭 한우를 써야 하고 고기를 말리는 과정에서 고기 손실률이 커 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숙성 과정에서 고기의 표면이 약간 상하는데 적당히 말라붙은 상한 겉면을 떼내고 요리하기 때문에 실제 스테이크에 사용되는 부분은 본래 고기 양에서 30% 정도 줄어든다. 고가인 만큼 비즈니스 모임이나 접대를 할 때, 특별한 날을 챙기는 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특히 미국 유학파 40~50대 중년 남성 고객이 절반을 차지한다.


 


<출처 – 한국일보 2011.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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