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교육 인터뷰

청심

[문화교육 인터뷰] 관객과의 소통으로 문화를 말하다 – 남경주 뮤지컬 배우

interview intro
청심에서는 한 달에 한 번 인터뷰를 통해 ‘문화로 세상을 더욱 아름답고 가치 있게 만들어가는 사람들’을 만나러 갑니다. 문화로 더 많은 이들이, 더 행복해 질 수 있다고 믿는 우리 이웃들의 진솔하고 유쾌한 이야기. 문화 교육 인터뷰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항상 ‘그 나라의 문화는 그 나라의 얼굴’이라고 생각해 왔어요. 문화가 얼굴이라면, 그걸 어떻게 발전시키고 지켜갈 것이냐는 문화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숙제라고 생각해요.”


namgyungjoo (1)
 
뮤지컬 배우 남경주
서울예전 연극과 졸업, 서울시립가무단. 서울예술단.
롯데월드예술극장 전속배우(~93년)로 활동.
웨스트사이드스토리, 레미제라블, 그리스로큰롤,
사랑은 비를 타고, 브로드웨이42번가, 갬블러, 태풍,
포비든플래닛, 싱잉인더레인, 페퍼민트, 킹앤아이, 크레이지포유 등
다수 출연.
백상예술대상 인기상(95년),
한국뮤지컬대상 인기스타상(95ㆍ97ㆍ2004년) 등을
수상한 대한민국 최고의 스타 뮤지컬 배우.

 
 
 
 
 
 
 
 

반갑습니다. 최근 어린이 뮤지컬에 도전하셨다고요?
요즘은 어린이 안전교육 뮤지컬 ‘우당탕탕 아이쿠’의 예술 감독을 맡고 있어요. 6월과 7월에는 뮤지컬 ‘아이러브유(I Love You)’ 지방공연이 있어서 5월부터 준비하고 있고요. 어린이 뮤지컬은 예전부터 관심이 있었는데, 실제로 딸이 생기니까 관심이 더 많아졌어요. 이번에 작업을 하면 어린이 뮤지컬을 계속 해보고 싶다는 결심도 섰고요. 어린이들은 미래의 관객이기도 하잖아요. 어리다고 무시할 게 아니라, 좀 더 세밀한 눈을 가진 관객이라 여기고, 더 정성과 책임감을 갖고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금도 그렇지만, 어린이들이 뮤지컬을 통해 꿈과 환상을 키울 수 있도록 앞으로 책임감을 갖고 성실이 할겁니다.

무대 밖에 있을 때와 무대 위에 있을 때 차이점이 있을 거 같습니다만, 배우라는 직업은 무대에서 자기에게 주어진 상황과 캐릭터에 몰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예술 감독은 연출가와 더불어 작품 전체를 보고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해요. 과하면 조금 눌러주고, 부족하며 끌어 올려줘야 하고. 재미는 있지만, 힘들기도 해서 공부를 더 하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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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남경주의 첫 번째 무대가 궁금합니다.
처음 출연 했던 작품은 중학생 때 제 형님(배우 남경읍)이 만든 교회 성극이었어요. 자세히 기억이 나진 않지만, 재미있게 만들고 무대 위에서 즐겼던 거 같아요. 프로로서 첫 무대는 대학교 1학년 때 단역으로 출연한 ‘보이체크’란 연극이었어요. 서울예대 선배님들이 만든 극단에서 데뷔했지요. 

 

처음 봤던 공연도 기억나세요?
제가 처음 봤던 공연은 ‘판타스틱스’란 뮤지컬이었어요. 연극을 처음 본 건 제 형님의 대학교 기말 작품 발표회였고요. 연극의 제목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조금 어두운 조명들, 뭔가 조심스러운 분위기와 밀도 있는 구성, 부드러운 연기가 꽤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죠. 탑 라이트를 받은 형님의 얼굴은 지금도 생생히 생각나요.

 

프로 배우로 활동한지 거의 30년이 되셨는데요.
뮤지컬 배우로서 20대, 30대, 40대의 스스로의 모습을 돌이켜 보면 어떠신가요?

프로 배우로 활동한지가 올해로 28년이네요. 20대, 30대, 40대의 모습이 제 연기나 생활에도 고스란히 반영되더라고요. 20대 때는 열정이 앞서고, 너무 격정적이어서 컨트롤을 잘 못했었고, 30대에는 기술로 어느 정도 콘트롤이 가능해졌지만 여전히 부족한 부분들이 많았어요. 또 운이 따라주고, 주위에서 도움을 많이 받아 이름이 조금 일찍 알려진 것뿐인데, 당시에는 제가 잘나서 그런 줄 착각하기도 했고요. 40대가 되면서부터는 자신에 대해 많은 부분을 콘트롤 할 수 있게 되고, 느즈막하게 지적 호기심도 생겨 다른 분야에 대해서도 조금씩 배워보고 있습니다. 인생의 경험이 쌓일수록 배역에 대해 훨씬 더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고, 재미있게 연기할 수있더라고요. 제가 게으름만 피우지 않는다면, 지금보다 더 재미있는 작업들을 할 수 있을 거 같아 앞으로가 더 기대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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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들도 10년 전, 20년 전과 많이 변했을 꺼 같은데요?
뮤지컬계 뿐만 아니라 공연문화 계통 모두 예전 관객들이 순수하고 충성도(?)가 높았죠.(웃음)
예전의 관객들은 수는 적었지만, 작품이나 배우 자체를 사랑해서 찾는 경우가 많았던 거 같아요. 요즘은 뮤지컬이 대중적으로 매우 튼튼하게 자리잡고,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죠. 그러나 대중성이 높아지는 만큼, 작품 자체에 대한 애정보다 유행에 따라 움직이는 관객들이 늘어난 것도 사실이에요. 때문에 관객들의 눈높이에 맞출 것이 아니라, 좀 더 좋은 작품들로 관객들의 눈높이를 높이는 작업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결론은 작품을 잘 만들어야겠죠. 그런 작품 중 하나가 뮤지컬 ‘서편제’라고 생각해요. 흔치 않은 시도였고, 많은 호평을 받은 좋은 시도였죠. 그런 실험적인 작품들을 하는 사람들이 계속 있는 한 한국 뮤지컬은 계속 발전할 거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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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은 많이 대중화됐지만, 연극은 그런 면에서 움직임이 적지 않나요?
그런데 그게 또 연극의 매력이지 않을까요? 연극이 너무 상업적으로 돼버리면 오히려 연극이 갖고 있는 전통적인 색깔이 조금 희석될 거 같아요. 물론 사람들이 보러 가지 않으면 연극이란게 존재하지 않겠지만, 사람들을 많이 오게 하기 위해 예술가들이 자기의 색깔을 버리고, 관객들의 취향에 맞추고 소극장 연극을 대극장으로 바꾼다면 연극 본연의 자세를 잊어버리는 게 아닌가 싶어요. 그러면 또 그 때부터 외면받게 될 것이고요. 조금 힘들지만, 작업하는 것 자체에 의미를 좀 더 갖고 꾸준히 하다보면 그런 작업자들을 인정해주는 날이 올거라고 생각해요. 요즘 영화계에서 각광받고 있는 사람들도 다 연극배우 출신들인 것도 이런 내용들을 증명해 준다고 생각합니다.

 

현실적인 문제로 힘들어 하는 후배나, 뮤지컬 지망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시다면?
예전보다는 많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힘든 길이죠. 그런데 그건 누구라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연기자, 예술가는 하루 아침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거든요. 아주 오랫동안 해야 하는데, 오랫동안 버티려면 신념이 있어야 하고, 그건 지식과 훈련에서 비롯돼요.
결국 신념이 없다는 건 지식과 훈련이 부족하다는 거죠. 그러면 힘들다고 이야길 할게 아니라 훈련을 하고, 지식을 쌓아야 해요. 지식과 훈련을 통해 신념이 생기면 오랫동안 버틸수 있고, 그런 사람의 연기가 공감을 못줄 리가 없거든요. 그렇게 어려운 시절들을 다 견디고 나면, 훗날 보상으로 돌아온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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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공감 인터뷰에서 하이라이트 질문입니다. 문화는 뭐라고 생각하세요?
항상 ‘그 나라의 문화는 그 나라의 얼굴’이라고 생각해 왔어요. 복식문화, 음식문화, 공연문화…. 우리가 일본을 떠올릴 때 깔끔하고 조용하고 아기자기한 문화를 떠올리잖아요.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공항에 내려서, 서울에 들어와서, 사람들을 만나서 받는 느낌들이 다 문화인거죠. 문화가 얼굴이라면, 그걸 어떻게 발전시키고 지켜갈 것이냐는 문화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숙제라고 생각해요. 지금까지 외국 것을 너무 여과 없이 받아드리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예를 들어서 1980년대 까지만 해도 창작뮤지컬 중에 한국 무용이 나오는 작품들이 참 많았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다 없어졌어요. 이렇게 된 것에 대해서는 저도 책임이 있죠. 부끄러운 부분도 있고요. 제 입으로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그걸 고쳐가기 위해 저 자신부터 변해가기 위해서예요. 문화가 얼굴인만큼, 발전시키되 정체성을 지켜나가려는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한국에서 만났으면 하는 작품들이 있으세요?
요샌 거의 다 하니까요. 음… (잠시 생각하다) 요즘은 송쓰루(Song-Through)라고 해서 노래로만 된 뮤지컬들이 참 많아요. 우리나라 관객들은 전통적으로 연극성, 드라마가 강한 뮤지컬을 좋아하는데 말이죠. 근데 그렇게 된 이유가 안타깝게도 정말 연기자 다운 연기자들이 많이 없어서 그래요. 음악 전공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고, 대부분 노래 연습하는데 많이 취중하는 것 같아요. 그것도 표현력을 훈련한다는 것 보다는 예쁘게 잘 부를까만 신경쓰는 배우들이 많고. 물론 노래도 중요하지만, 배우라면 연기가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씽잉 인 더 레인(singing in the rain)’, ‘마이 페어 레이디 (My Fair Lady)’ 등 드라마가 탄탄한 뮤지컬들도 앞으로 많이 만나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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