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교육 인터뷰

청심

[문화교육 인터뷰]내 마음속 시심(詩心)의 소리 들어보셨나요?- 정호승 시인

interview intro
청심에서는 한 달에 한 번 인터뷰를 통해 ‘문화로 세상을 더욱 아름답고 가치 있게 만들어가는 사람들’을 만나러 갑니다. 문화로 더 많은 이들이, 더 행복해 질 수 있다고 믿는 우리 이웃들의 진솔하고 유쾌한 이야기. 문화 교육 인터뷰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나 스스로를 위로하기 위해 쓴 글이 타인에게도 위로가 된다면 더 없이 큰 기쁨이겠죠.
많은 사람들이 제 시를 통해 인간에 대해 이해하는 공감대의 물고를 트게 됐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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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승 시인
197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석굴암을 오르는 영희」가,
1973년 대한일보 신춘문예에 시 「첨성대」가,
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위령제」가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시집으로 『슬픔이 기쁨에게』, 『서울의 예수』,『새벽편지』 등이,
시선집으로 『내가 사랑하는 사람』,『흔들리지 않는 갈대』 등이,
어른이 읽는 동화로 『연인』,『항아리』,『모닥불』,『기차 이야기』 등이,
산문집 『소년부처』 등이 있다.
소월시문학상, 동서문학상, 정지용문학상, 편운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좋은 시는 인간을 이해하게 해주고, 성찰하게 하고, 위로해 줄 수 있는 시
시는 인간의 영혼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어떤 것이에요. 인간을 이해한다는 건 사실 어려운 일입니다. 나를 이해하는 것은 그렇고, 남을 이해하는 건 더 어려운 일이고요. 그러나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싸움도 시작되고, 미움과 증오도 커지고, 사랑의 부재도 오는 것이기 때문에 이해하려는 노력을 포기할 수는 없죠. 우리는 모두 인생이라는 여행을 떠나는 여행자입니다. 인생이란 여행은 사람의 마음을 여행하는 것이고요. 40주년을 기념해서 올해 ‘여행’이란 제목으로 시집을 출간하면서, 지금까지 걸어온 인생을 성찰해 봤습니다. 좋은 시는 인간을 이해하게 해주고, 성찰하게 하고, 위로해 줄 수 있는 시라고 생각해요. 저는 스스로 위안 받기 위해 시를 씁니다. 나 스스로를 위로하기 위해 쓴 글이 타인에게도 위로가 된다면 더 없이 큰 기쁨이겠죠. 많은 사람들이 제 시를 통해 인간에 대해 이해하는 공감대의 물고를 트게 됐으면 합니다.


학습적인 태도로 배운 시, 우리 삶 속에서는 한없이 숨어
보통 시는 시인의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시는 읽는 이의 것이에요. 윤동주의 ‘서시’를 사랑하면 그 시가 내 것이 되고, 아름다운 저녁노을을 보고 좋아하고 감동을 느끼고 사랑할 때 그 풍경은 내 것이 됩니다. 따라서 시를 학습적인 태도로 읽을 필요가 없어요. 시인이 무슨 생각을 쓰며 썼는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인생에 정답이 없듯이, 자기 나름대로 느끼고 이해하고, 그것을 소중하게 생각하면 됩니다. 시가 어렵다는 오해는 이미 보편적으로 형성돼 있죠. 시를 마음껏 감상해 보기도 전에 학문적으로 공부하는 과정이 먼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시는 은유적이기 때문에 답이 여러 개에요. 그러나 문제를 풀고 공부를 할 때는 정답을 찾게 되죠. 그 과정을 지나 마음껏 시를 감상하고 향유하는 자유가 주어짐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시를 찾지 않습니다. 그래서 시는 우리 삶 속에 한없이 숨어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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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은 시인, 마음 속에는 시심(詩心)이
사실 모든 사람은 시인입니다. 누구나 마음 속에 시의 마음(詩心)을 지니고 있어요. 꽃을 보고 ‘기분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잖아요. 꽃을 피운 목련을 보고 느끼는 생명력, 아름다움, 자연의 신비를 자신의 언어, 시의 그릇으로 표현하면 그게 시가 됩니다. 특히 유치원생들, 초등학교 저학년들이 하는 말들을 들어보면 다 시인이에요. 놀랍습니다. 그러다 초등학교 5~6학년이 되면서 사물을 표현하는 체제가 운문에서 산문으로 이동하게 되고, 주위의 영상매체나 인터넷, 게임 등 주위 환경이 바뀌면서 문학과 멀어지게 되지요. 아이들에게 어릴 때부터 시를 많이 읽어 주시고, 많이 읽게 해 주세요. 특히 윤동주나 서정주 등 한국 현대시를 읽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들이 초등학생 때 동시에 세계에 머물러 있다가 중학생이 되면서 곧바로 현대시를 접하면 갑자기 어리둥절해 지거든요.


나를 긍정하는 만큼, 상대방도 긍정할 수 있는 긍정의 시대가 됐으면
인간이라는 존재의 순수성, 가치가 더 존중 받는 시대가 됐으면 좋겠어요. 삶의 환경이 정보화 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본질을 훼손하진 말아야죠. 인간의 마음이 단위화되고, 이기화 되는 것은 안타까워요. 진리는 하나죠. 그러나 진실은 두 개일 수 있고, 사실은 여러 개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자기 주장만이 진실이라고 생각하고, 나는 긍정하면서 타인의 삶과 사고는 부정한다면, 대립할 수 밖에 없습니다. 대립된 구조 속에 서로를 부정하는 것이 한국사회에 큰 문제점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나를 긍정하는 만큼, 상대방도 긍정할 수 있어야 해요. 그런 긍정의 사회가 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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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승 시집 <여행>





정호승의 <문화교육공감>
문화_교육_공감_아이템
안치환, 정호승을 노래하다
시는 어떤 의미에선 노래입니다.
시 속에 노래가 있고 노래 속에 시가 있습니다.
시를 노래로 작곡하고 부른 사람이 많습니다.
시를 노래로 만나보시면 또 다른 감동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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