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교육 인터뷰

청심

[문화 교육 인터뷰] 세상가득 낭만으로 만들어 모든 사람들이 외롭지 않도록 – 전일주 대표

[문화 교육을 통해 세상을 더 아름답고 가치있게 만드는 사람들, 서른여섯번째 이야기]

‘낭만으로 세상을 바꾸는 것’이 목표인 멋진 그들이 있습니다.

소소하더라도 사람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즐거움, 그게 진짜 진짜낭만이라고 외치는 그들.

거창한 성과나 사명감이 아닌, 유유자적하고 즐거운 과정을 통해 ‘낭만’을 사람들에게 전해

아무도 외롭지 않도록 하는 그런 음악을 하는 그들.

똑똑, 음악으로 닫힌 문을 두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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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유자적 살롱’이란?

2010년에 탄생한 사회적 기업으로, 음악을 통해 사람들에게

삶의 에너지를 되찾아주는 것을

비전으로 삼고 있다. 학교를 다니지 않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유유자적 프로젝트’가

주요사업이며, 그 밖에 ‘직딩예술대학’ 운영, ‘유자푸딩’ 발행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www.yoojasalon.net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음악 학원’의 탄생
‘유유자적 살롱(이하 유자살롱)’은 2009년에 하자센터(서울시립 청소년 직업체험 센터)의 사회적 기업 인큐베이팅을 통해 시작되었습니다. 여러 과정을 거친 후, 2010년 여름부터는 ‘유유자적 살롱’이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학교를 다니지 않고 집에만 있는 청소년들에게 음악을 가르치는 ‘유유자적 프로젝트’가 현재의 핵심사업인데요. 처음부터 거창하게 ‘청소년을 위한 일을 해보자!’고 생각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보다는 ‘우리에게 가장 재미있는 일, 잘 할 수 있는 일이 뭘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죠.
그 무렵 저희 센터에서 악기를 배우는 아이들이 있었는데, 그중에는 학교를 다니지 않는 아이도 있고, 2년 동안 집에서만 생활하던 아이도 있었어요. 그런 아이들이 음악을 배우면서 조금씩 변하더라고요. 우리에게 가장 즐거운 일은, 결국 아이들과 음악으로 소통하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렇게 해서 본격적으로 ‘유유자적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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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외톨이가 될 수 있는 사회
처음에는 소위 말하는 ‘은둔형 외톨이’ 아이들을 찾는 일 자체가 어려웠습니다. 그런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저희를 찾아올 리 없고,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되어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학교 밖으로 밀려나는 아이들의 수는 상상 이상으로 많습니다. 매년 6~7만 명의 아이들이 자퇴를 해요. 그러면 그 많은 아이들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요? 대안학교나 유학을 가는 경우도 있지만, 극히 일부입니다. 대부분 길거리를 방황하거나, 집 안에 고립되어 있는 것이죠. 그런데도 이런 문제는 공론화 되지 않고 쉬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녀가 학교를 다니지 않고 집에만 있다고 하면, 대부분은 ‘오냐오냐 키워서 그렇다’, ‘근성이 없다’는 등의 시선으로 보니까요.
하지만 외톨이는 우리와 동떨어진 돌변연이 같은 존재도 아니고, 청소년에게만 국한된 것도 아닙니다. ‘직장 내 왕따’에 대한 뉴스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이 우리 사회잖아요? 경쟁 사회에는 사람을 외롭게 만드는 수많은 기제들이 존재해합니다. 아이들에서부터 어른들까지, 그 누구나 외톨이가 될 수 있는 환경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죠.
그래서 저희는 부정적인 인식을 주는 ‘은둔형 외톨이’이라는 단어 대신, ‘무중력 소년’이라는 말을 쓰고 있어요. 지금은 세상에 발을 붙이지 못하고 공중에 떠있지만, 무한한 가능성으로 날아오를 수 있는 아이들이라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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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에서 세상 밖으로 나온 아이들
‘유유자적 프로젝트’는 3개월 동안 진행됩니다. 첫째 달에는 1:1 수업을 통해서 악기와 친해지는 시간을 주고, 그것이 익숙해지면 그룹을 지어서 함께 연습을 하게 해요. 그런 다음에는 작은 공연을 통해 성취감도 느낄 수 있도록 합니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다보면 아이들이 변하는 것이 눈으로 보여요. 처음에는 집 밖에 나서는 것도 힘들어하고 사람과 눈도 못 마주치던 아이들이, 몰라보게 밝아지거든요. 특히 함께 연습하는 과정을 즐거워해서, 수업이 끝나도 자기들끼리 모여서 합주를 하고 놀아요. 부모님들이 처음 아이를 데려올 때는 “아이가 집밖으로 나가서 뭐라도 하면 소원이 없겠다”고 하시거든요. 근데 두 달 후에는 “우리 애 아직도 거기 있냐, 집에 좀 보내달라”며 전화가 옵니다(웃음).
물론 프로그램이 끝난 후 사회적 관계를 회복하고 잘 생활하는 아이들도 있는 반면, 다시 방 안으로 숨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아이들이 속한 환경 자체가 변해야 근본적인 변화가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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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없는, 그래서 더 가치 있는 ‘음악’
음악의 독특한 특징 중 하나가, 혼자해도 재미있고 여럿이 하면 더 재미있다는 거예요. 미술은 혼자서는 할 수 있지만 여러 명이 하기는 어렵고, 운동은 혼자보다는 여럿이 해야 재미있잖아요. 그런 면에서 음악은 아이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사회적 관계를 회복시켜 줄 수 있는 최적의 수단인 것 같습니다.
비단 아이들뿐만이 아닙니다. ‘유유자적 프로젝트’를 진행하다보면 성인들에게도 문의가 많이 와요. 경쟁 사회에 지친 어른들도 다친 마음을 회복하고 즐거운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무엇인가가 필요한 거죠.
저는 이런 현상이 ‘쓸모 있는’ 일만 추구하는 사회에 대한 반작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쓸모 있는 일만 하다보면, 인간관계 역시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가에 따라 만들어지기 마련이잖아요. 그런 관계는 결국 사람을 외롭게 해요. 그래서 사람은 일정 부분은 쓸모없는, 무의미한 활동을 해야 긍정적인 에너지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음악은 어떻게 보면 참 쓸모없는, 그렇기에 더 아름답고 가치 있는 존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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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사람답게 살게 하는’ 유유자적한 낭만
르네상스 시대에 사람들이 열광했던 것은, 그 속에 진짜 인간의 삶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전에는 모든 것의 중심에 신이 놓여있었죠. 인간의 솔직한 감정과 삶은 억눌려 있었습니다. 지금은 ‘신성’ 대신 ‘자본’에 억눌려 있는 시대인 것 같아요. 자본을 위한 일들로 일상이 채워져 있고, 그러다 보니 사람답게 사는 법을 놓치고 있습니다. 문화예술의 역할은 그런 억눌림으로부터 사람들을 해방시키고, 사람답게 사는 낙(樂)을 깨우쳐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음악을 통해서 그런 역할을 해나가고 싶어요. 유자살롱의 목표는 ‘낭만으로 세상을 바꾸는 것’입니다. 소소하더라도 사람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즐거움, 그게 진짜 낭만이라고 생각해요. 거창한 성과나 사명감이 아닌, 유유자적하고 즐거운 과정을 통해 ‘낭만’을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하여 아무도 외롭지 않을 수 있도록.


전일주 공동 대표의 <문화교육공감>

11월 6일 저녁, 신촌의 ‘달콤한 코끼리’ 카페에서 열리는 <캔들 나이트> 공연을 추천합니다. 대학생들과 유유자적 프로젝트를 수료한 친구들, 그 밖에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하는 작은 음악회예요. 예매 없이 당일에 공연 장소로 오시면 되니, 가벼운 마음으로 찾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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