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교육 인터뷰

청심

[문화 교육 인터뷰] 사람의 마음을 전하는 진심으로 지구 반대편에서 소통하다 – 김진만 PD

interview intro
청심에서는 한 달에 한 번 인터뷰를 통해 ‘문화로 세상을 더욱 아름답고 가치 있게 만들어가는 사람들’을 만나러 갑니다. 문화로 더 많은 이들이, 더 행복해 질 수 있다고 믿는 우리 이웃들의 진솔하고 유쾌한 이야기. 문화 교육 인터뷰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지구는 나만의 것이 아니기에 다른 생명의 문화를 존중하고 소통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kimjinman (1)

 
MBC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 ‘남극의 눈물’ PD 김진만
<우리시대>, , <휴먼다큐사랑> 등을 연출했고 ‘지구의 눈물’ 시리즈 중 <아마존의 눈물>과 <남극의 눈물>을 연출하면서 백상예술대상, 한국방송대상 작품상, 방통위 방송대상, 뉴욕 필름페스티벌 은상, 휴스턴 인터내셔설 필름페스티벌 대상 등을 수상했다.
 
 
 
 
 
 
 

예능보다 재미있고 드라마보다 감동적인 다큐멘터리의 세계
예능이나 드라마에 비해 다큐멘터리는 재미없고 딱딱하다는 생각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아요. 제가 연출한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 ‘남극의 눈물’뿐 아니라 많은 다큐멘터리가 재미있게 만들어지고 있고, 그에 따라 시청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저는 다큐멘터리가 그 어떤 드라마보다 감동적이고 어떤 예능보다도 재미있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다큐멘터리는 ‘사실의 기록’이라는 어원 그대로 사실을 기록하는 장르죠. 사실이 가지는 힘은 무엇보다도 강력합니다. 사실 속에는 모든 희로애락과 삶의 롤러코스터가 다 들어있거든요.
그러한 사실 기록을 바탕으로 사회적 아젠다를 던질 수도 있고, 어떤 주제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줄 수도 있다는 점은 다큐멘터리의 큰 매력이자 보람입니다. ‘눈물 시리즈’를 통해 환경에 대한 아젠다를 던져주고, ‘휴먼 다큐 사랑’을 통해 장애와 휴머니즘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 것처럼 말이죠. 그런 보람이 저를 다큐멘터리의 세계에 빠지게 한 것 같습니다.

 

kimjinman (2)

 

스토리와 캐릭터가 살아있는 다큐멘터리, ‘눈물 시리즈’
‘눈물 시리즈’에서 염두에 둔 부분 중 하나는, 스토리와 캐릭터가 살아 있는 다큐멘터리를 만들어보자는 것이었습니다. 관찰자적 시선으로 대상을 멀리서 바라보기보다는 현장에 들어가 원주민들과 함께 생활하며 주인공을 정했고, 그들의 스토리를 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대표적인 스타가 ‘아마존의 눈물’의 모닌이죠(웃음).
우리는 ‘어떻게’ 다르게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우리나라 다큐멘터리가 BBC와 단순 경쟁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잖아요. 자본, 제작 기간, 인력 등 제작 환경에서부터 비교가 안 되니까요. 그러다가 스토리와 캐릭터가 살아있는 다큐멘터리를 만들면 재미있겠다고 생각을 하고 방향을 잡았죠. 스토리와 캐릭터가 있어야 무조건 좋은 다큐멘터리라는 것은 아닙니다. ‘어떻게’ 다르게 만들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통해 다양한 다큐멘터리가 시도되고 만들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kimjinman (3)

 

욕심 없이 순리대로 살아가는 조에족의 문화
‘아마존의 눈물’을 보신 분들은 ‘조에족’을 기억하실 겁니다. 문명이 전혀 유입되지 않은 조에족의 문화에서 참 많은 것들을 느꼈어요. 조에족은 사유재산의 개념이 거의 없어 모든 물건을 공유하고, 사냥한 음식도 누가 잡았느냐와 상관없이 똑같이 나누어 먹어요. 아이도 부족 사람들이 함께 키우는, 이른바 공동육아를 통해 자라고요. 그러다 보니 절도 같은 범죄는 일어날 일이 없고, 노인문제나 교육문제랄 것도 없습니다. 소외되는 사람도 없죠. 별다른 욕심 없이 자연의 순리에 따라 사는 사람들입니다.
저는 조에족의 문화를 보면서 ‘나는 이미 많은 것을 가지고 있구나.’, ‘삶에는 그렇게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구나.’하는 생각을 참 많이 했습니다. 물론 문명이 전혀 유입되지 않은 부족의 문화를 한국 사회가 그대로 따라할 수는 없겠죠. 다만 우리가 남들보다 비싼 차를 굴리고 싶고, 넓은 집에서 살고 싶은 욕망 속에서 진정으로 행복해졌느냐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사회도 공유하고 나눔으로써 오히려 더 행복할 수 있는 조에족의 문화를 조금은 배웠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kimjinman (4)

 

눈물 시리즈, 환경에 대한 화두를 던지다
‘눈물 시리즈’는 궁극적으로 환경 문제에 대한 화두를 던지는 다큐멘터리였습니다. 많은 이들이 지구 반대편에 있는 아마존이 어찌되든 우리 삶과 무슨 상관이 있겠냐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아마존의 눈물’을 통해 환경에 대한 정보를 얻고 나면, 그것이 결코 나의 삶과 무관한 일이 아님을 알게 되죠. 아마존을 촬영하면서 지구에 거대한 밀림이 존재하고 있다면, 그 존재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아마존이 사라진다는 것은 결국 인류와 지구가 사라진다는 뜻이니까요.
입시 정보나 주식정보 같은 것들은 소수의 사람이 공유할수록 가치가 커지잖아요? 헌데 환경에 대한 정보는 여러 사람이 공유할수록, 많은 사람이 알수록 그 힘이 강해집니다. 저는 ‘눈물 시리즈’가 한 명이라도 많은 사람들이 환경에 대한 정보를 알고 이야기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랐습니다. 어느 정도는 그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어 보람을 느끼기도 하고요. 저 역시 ‘눈물 시리즈’ 연출 전에는 딱히 환경문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프로그램을 시작하면서 환경 문제가 결코 나와 무관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됐죠.

 

kimjinman (5)

모든 생명의 존엄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문
모든 문화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다양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에게는 받아들이기 힘든 원주민의 문화가 그들에게는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문화일 수도 있거든요. 인간이라는 기준을 넘어 다른 생명의 문화도 마찬가집니다. ‘남극의 눈물’을 촬영하면서 남극은 인간의 땅이 아님을 깨달았습니다. 그곳은 펭귄과 해표와 고래의 땅이었어요. 그들이 그 땅의 주인입니다. 요즘 내년 말에 방영 예정인 곤충 다큐멘터리를 제작 중에 있는데요. 지구 생명체의 2/3를 자치하는 곤충의 삶을 공부하면서 또 한 번 인간만이 이 지구의 주인이 아님을 깨닫고 있습니다.
우리는 사람만이 문화의 주최고 이 땅의 주인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죠. 그러한 사고방식이 남극의 생태계를 뒤흔들고, 아마존을 불태우고 있습니다. 저는 때때로 아마존의 깊숙한 정글이나 남극 대륙의 숨겨진 크레바스보다 이 도시의 사람들이 더 위험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나와 다른 사람들의 문화, 나아가서 다른 생명의 문화를 존중하고 소통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지구는 나만의 것, 인간만의 것이 아니니까요.

 

kimjinman (6)
 
 

김진만 PD의 <문화교육공감>
kimjinman-item
<잠들면 안 돼 거기 뱀이 있어><오래된 미래><나를 운디드니에 묻어다오>
환경에 대한 재미있으면서도 가슴에 와 닿는 책 3권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20년 간 아마존의 피다한 부족민과 살면서 연구한 내용을 담은 <잠들면 안 돼 거기 뱀이 있어(다니엘 에버렛 저)>와 <오래된 미래(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저)>, 북미 인디언들이 어떻게 사라져 갔는지를 담은 <나를 운디드니에 묻어다오>. 특히 <나를 운디드니에 묻어다오(디 브라운 저)>는 사실을 기록하는 것 자체가 굉장한 울림이 있다는 걸 느끼게 해준 책입니다.

 
 
Blog Footer Box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